적절한 수면시간은 사람마다, 환경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대략적으로 7~8시간을 얘기하곤 합니다. 그런데 이 수면시간을 채우지 못하면 어떻게 될까요? 수면부족이 반복적으로 지속되게 된다면?!
수면전문가 들이 수면적정시간으로 말하고 있는 하루수면시간은 단지 하루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적정수면시간에서 부족한 시간만큼 수면부채가 쌓이게 됩니다. 실제로 평소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으로 양질의 수면을 취하지 못해 적정 수면시간을 채우지 못하다가, 양압기를 사용하면서 수면의 질이 회복되자마자, 일주일 정도 수면시간이 급격히 늘어나는 현상을 보입니다. 바로 수면부채를 채우기 위한 몸의 반응인데요.
수면부채
쌓이게 되면 이자가 붙듯 부작용이 붙게 됩니다. 수면부족에 의한 부작용은 대표적으로 집중력저하, 기억력저하, 인지력저하를 들 수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수면부채가 몸에 끼치는 영향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뇌건강을 위협해요.
우리는 수면하는 동안 정보를 처리하고 렘수면 단계에서는 단기기억을 장기기억으로 넘기는 프로세스를 진행합니다.
수면이 부족하게 되면 뇌 속 치매 유발 물질이 늘어나 인근 뇌 신경세포와 신경회로에 손상을 야기할 수 있습니다. 우리 몸은 깨어있는 동안 뇌가 활동하면서 베타아밀로이드 같은 찌꺼기를 배출하고, 수면 중 뇌를 순환하는 뇌척수액이 뇌세포 사이사이로 들어가 찌꺼기를 씻어냅니다. 그러나 수면부채가 너무 많이 쌓여 만성화되면 이러한 찌꺼기가 계속 쌓여 알츠하이머성 치매 발병률을 높이게 됩니다.
비만을 유발해요.
하루 7~8시간을 자는 청소년의 비만율은 8.8%이지만, 4시간 이하의 수면을 취하는 청소년의 비만율은 13.4%라고 합니다. 이는 수면 시 나오는 식욕억제호르몬 렙틴이 줄고, 식욕을 자극하는 호르몬 그렐린이 많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이 밖에 실제 성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연구에 따르면 하루 5시간 미만 잠을 자는 사람이 7시간 자는 사람에 비해 비만은 1.25배, 복부비만은 1.24배 더 높다고 합니다. 게다가 살이 찌면 목과 상체에 지방이 쌓여 기도가 좁아지게 되고 수면 시 코골이나 수면무호흡이 발생할 수 있는데요. 수면무호흡증이 있다면 저산소증으로 수면 중 각성하기 쉽고, 수면의 질도 현저히 떨어지게 됩니다.
아이의 성장을 방해해요.
수면시 성장호르몬이 분비된다는 사실은 이미 널리 알려졌죠. 성장호르몬은 낮에도 일부 분비되지만, 수면 중 하루분비량의 80%가 분비되므로 수면이 부족한것은 성장호르몬부족으로 이어집니다. 성장호르몬은 수면시간중에서 서파수면(깊은잠)에서 집중적으로 분비되며, 밤 10시경부터 늘어나서 새벽 2시 까지 집중적으로 분비되는 양상을 보입니다. 성장기 아이라면 밤10시에는 꼭 잠을 자도록 해야 겠죠.
당뇨병, 심혈관질환 발병률을 높여요.
수면이 부족하면 교감신경을 흥분시켜 혈당·혈압을 높이고 코르티솔이라는 스트레스 호르몬을 다량 분비합니다. 이에 당뇨병과 협심증, 심근경색과 같은 각종 심혈관질환 발병률이 높아집니다. 실제 미국 보스턴 의대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하루 7~8시간 자는 사람에 비해 5시간 이하로 자는 사람은 당뇨병 발병률이 2.5배, 관상동맥질환 발병률이 1.5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자신의 적정 수면시간 찾는 법
수면부채는 밤을 새운 사람뿐 아니라 규칙적으로 자는 사람에게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는 사람마다 적정 수면시간이 다르기 때문인데요. 가령 적정 수면 시간이 8시간인 사람이 매일 4시간만 잔다면 일주일에 28시간의 수면부채를 가지게 되는 것입니다.
수면부채를 계산하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의 적정 수면시간을 파악해야 합니다.
자신의 적정 수면시간을 찾는 방법은
먼저, 평소 수면 시각에 맞춰 잠을 자고, 일어난 후에 잠이 더 오지 않을 때까지 다시 수면을 취한 뒤 더 이상 잠이 오지 않으면 기상 시각을 기록합니다. 이러한 과정을 3~4일간 반복하면 내 몸의 적정 수면시간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매일 오후 11시에 자고, 오전 5시에 일어났다면 다시 잠을 청하고 더 이상 잠이 오지 않으면 기상 시각을 기록하는 것입니다. (단, 불을 절대 켜지 않아야 합니다.) 첫날에는 몸이 평소 아침 기상 시각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알람 없이도 일어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마지막 3~4일째가 되면 내 몸에서 원하는 적정 수면시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성인의 적정 수면시간은 개인마다 4~10시간으로 다양하지만, 일반적으로는 7~9시간이 평균적인 수준입니다. 자가진단법을 통해 자신의 적정 수면시간을 알아보고, 수면부채도 청산해보세요.
수면부채 해결방법
밀린 잠을 주말에 한꺼번에 몰아 자는 것은 수면부채를 해결하는 바람직한 방법이 아닙니다. 밀린 잠을 몰아 자게 되면 수면리듬이 깨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수면부채가 있다면 주말까지 기다렸다 몰아 자지 않고, 매일 조금씩 수면부채를 갚아나가야 합니다. 즉, 수면부채는 일시불이 아닌 할부로 갚는 것이 좋다는 말입니다.
수요일에 밀린 업무로 밤을 새웠다면 수면부채는 총 8시간 입니다.
목요일 점심시간 1시간 낮잠을 자고, 평소보다 2시간 이른 오후 9시에 취침합니다.(수면부채 총 5시간)
금요일도 동일하게 점심시간에 낮잠을 자고, 평소보다 2시간 이른 9시에 수면을 취합니다.(수면부채 총 2시간)
토요일 평소보다 2시간 이른 오후 9시에 잠에 듭니다.(수면부채 0시간)
이처럼 잠자리에 드는 시간을 1~2시간 앞당기거나 낮잠을 자는 방법으로 수면부채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단, 낮잠을 잘 경우 오후 3시는 넘기지 말아야 하는데요. 이는 늦은 오후 낮잠이 그날 밤 수면을 방해하기 때문입니다.
내 몸의 적정 수면시간을 잘 지키는 것만으로 삶의 질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적정 수면시간을 찾는 자가진단법과 조금씩 수면부채를 갚는 방법을 사용한다면 낮에 더 이상 졸리지 않고 상쾌한 아침을 맞이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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